치환
치환은 말 그대로 어떤 존재를 다른 형태로 바꾼다는 이미지다. 이런 관점에서 함수는 정의역의 원소들을 치역의 원소들로 치환시키는 장치라고도 볼 수 있다. 우리는 정의역과 치역이 동일한, 일대일 대응의 치환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다. 즉, 한 집합의 원소들을 '재배열'하는 치환이다.
재배열의 치환은 고등학교 확률을 배울 때 나오는 순열과 매우 닮아 있다. A, B, C 세 사람이 있다. 이들을 순서를 고려하면서 줄세우는 방법은
ABC
ACB
BAC
BCA
CAB
CBA
이와 같이 있다. 이번에는 ABC라는 기본형에서 BCA라는 새로운 순서로 서게 된다고 생각해보자. 그러면
A -> B
B -> C
C -> A
와 같이 각 자리(1번째, 2번째, 3번째)에 서게 되는 사람이 변경된다. 세 사람의 집합을 P = {A, B, C}로 생각하면 이 자리 변경은 '집합 P의 치환'이 된다. (A, B, C)가 (B, C, A)가 되는 치환이다. 그리고 이 치환을 조금 다르게 나타내어, f(A) = B, f(B) = C, f(C) = A가 되는, 자기 자신에서 자기 자신으로의 일대일 대응인 함수 f도 이끌어낼 수 있다.
대칭군
위에서 말한 치환은 하나만 존재하지 않는다. (A, C, B) -> (C, A, B)의 치환도 있을 것이고, (C, B, A) -> (B, A, C)의 치환도 있을 것이다. 그리고 (A, B, C) -> (A, B, C)와 같은 항등치환도 있을 것이다.
그럼 여기서 생각해보자. 치환들을 모두 모으면 어떨까?
우선 치환은 서로 겹치지 않는 다음과 같은 여섯개가 존재한다.
정의역 원소 | $f_1$ = ε | $f_2$ | $f_3$ | $f_4$ | $f_5$ | $f_6$ |
A | A | A | B | B | C | C |
B | B | C | A | C | A | B |
C | C | B | C | A | B | A |
ε는 항등치환을 나타낸다.
여기서 우리는 역함수의 개념으로 역치환도 이끌어낼 수 있다. 예를 들어 $f_5$의 역치환은 A->B, B->C, C->A로 $f_4$가 된다. 여담으로, 잘 관찰하면 나머지 치환들은 모두 자기자신이 역치환임을 알 수 있다.
그리고 함수를 합성할 수 있듯이, 치환도 합성할 수 있다. $f_2$와 $f_3$을 합성해보면
A -> A -> B
B -> C -> C
C -> B -> A
로 $f_4$ 치환이 된다.
이렇게 $f_1$부터 $f_6$까지 여섯 치환들을 모두 모아둔 군을 집합 P의 대칭군이라고 한다. 아래는 P의 대칭군의 연산표다.
* (연산) | $f_1$ | $f_2$ | $f_3$ | $f_4$ | $f_5$ | $f_6$ |
$f_1$ | $f_1$ | $f_2$ | $f_3$ | $f_4$ | $f_5$ | $f_6$ |
$f_2$ | $f_2$ | $f_1$ | $f_4$ | $f_3$ | $f_6$ | $f_5$ |
$f_3$ | $f_3$ | $f_5$ | $f_1$ | $f_6$ | $f_2$ | $f_4$ |
$f_4$ | $f_4$ | $f_6$ | $f_2$ | $f_5$ | $f_1$ | $f_3$ |
$f_5$ | $f_5$ | $f_3$ | $f_6$ | $f_1$ | $f_4$ | $f_2$ |
$f_6$ | $f_6$ | $f_4$ | $f_5$ | $f_2$ | $f_3$ | $f_1$ |
가로줄*세로줄의 연산 결과가 중간 칸에 적혀있다.
대칭군은 집합에서 비롯된, 혹은 군에서 비롯된 조금 특별한 군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. 한편, '대칭'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도형도 있는데, 정다면체의 꼭짓점들을 집합의 원소로 생각하고 정다면체의 회전, 대칭 등을 대칭군의 원소인 치환으로 생각하면 도형에서 기반한 대칭군을 만들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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